어느 여름 날 빗물에 젖어 함초롬히 반짝거리던
대나무 잎사귀와 서정적인 풍경에 젖어 한동안 눈길을 주었던 그곳을 찾아갔다.
"뿌리깊은 나무"라는 카페.
추부에서 옥천으로 달리다가 보은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푸른 호수를 왼쪽으로 끼고 달리는 목가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이어진다.
한참을 그렇게 가다가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바로 전에서
오른쪽으로 소로가 나타나는데 그 소로를 따라 또 다시 산 중턱을 깎아만든
구절양장의 산길을 이어 달리면 왼쪽으로 아름다운 카페가 나타나는데
이 카페의 이름이 "뿌리깊은 나무이다."
수령이 오백년이라는 이 나무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가 본데 수령을 부풀여 매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습성으로 미루어 본다면 사사오입해서 이해하고 넘어가도 될 법하다.
강물이 휘돌아 가면서 만들어 놓은 완만한 경사지에 아름다운 물갈대 밭과
제법 넓직한 모래밭도 펼쳐진 이곳은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든다.
산책로에는 주인의 정성도 베어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괜찮을 성 싶다.
하지만 입구에 굳이 붙여놓은 "구경만 하려면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문이 몹시도 눈에 거슬려
대충 주마간산으로 둘러보고 서둘러 나왔다.
보은에서 청주로 이어지는 2차선의 구도로상에 이채로운 풍경이 있어 들러보았다.
폐교를 이용하며 미술품을 전시해 놓은 아주 멋진 발상으로 지나는 이에게 눈보시를 해 준 곳이다.
예문관이라는 당호를 붙이 이 예술관의 내부는 시간관계상 둘러보지 못했지만
학교의 외벽을 아름다운 서각으로 장식한 이 학교는 늘어나는 폐교를 훌륭하게 이용하는
하나의 지침이 될 법하다.
마당 한가운데를 차지한 석조사자상 아래의 설명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돌아오는 길 어느 고개아래 식장에서 먹은 음식들.
맛이 별로라는 동료들의 반응이다.
난 원래 잡식이라 맛을 평할정도의 미식가는 아니고..
이 집의 묵은지 보관함인지 숙성함인지 하는 통들을 보니 장사가 꽤 잘되는 집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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