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여행기록

눈속의 제주여행 - 산방산

대청마루ㄷ 2005. 12. 21. 10:10

여행이란 내 의지대로 할 수 있을 때 제 맛이 난다.

그렇지 않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이드가 이끄는대로 따라 다녀야만 하는 경우는

여행이 아니라 말 그대로 관광이 될 것이다.

이번 여행이 바로 그 경우이다.

회사에서 계약한 여행사에서 일정과 코스를 정하고, 우리는 그들이 이끄는 대로 따라 다닌다.

심지어 음식까지도 우리가 먹고싶은 것으로 먹을수가 없다.

그리고 아직 볼 곳은 무수히 많은데 그들과 계약된 상점에서 그들이 팔기 원하는 특산품 등을

사도록 한다.

하긴 적은 돈으로 많은 인원에게 제주관광의 기회를 주려니 싸구려 여행상품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제주도 서남단에 솟은 아름다운 바위산인 산방산이 때맞춰 내려준 흰 눈을 쓰고있는 모습이

풍채좋은 이의 빵모자를 연상시킨다.

 

 

일기가 좋은날엔 마라도가 보인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무색하게 우리가 내리자 마자 모습을

보여주는 제주의 변화무쌍한 날씨에 놀랐다.

오른쪽 멀리 보이는 산이 송악산, 그리고 그 산이 끝나는 바다 저 멀리 더욱 희미한 것이 마라도.

 

 

내 사진은 온통 이모양이다.

나를 찍어준 사람이 이렇게 찍어놓은 것이다.

'디카를 우습게 보지말라.'는 말이있다.

그것은 아무리 편리하고 첨단화된 기계라도 그 특성을 이해하고 올바로 사용할 경우에만

그 성능이 발휘된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디카 사용시 꼭 지켜야 할 철칙하나가 바로 '반셔터'를 사용하는 것이다.

셔터를 눌러서 사진을 찍기전에 카메라의 눈이 사물에 익숙해지도록 조금의 시간을 주자는 것.

 

 

기이한 모습의 용머리해안의 등성이 모습과 점점이 떠있는 고깃배들..

그리고 구름을 뚫고 그 위를 비추는 햇볕의 조화가 신비롭다.

이 변화무쌍한 날씨는 저 광경을 10초이상 그대로 두지 않는다.

 

 

 

산방굴로 오르는 길가에 우박을 맞고있는 군자란.

 

 

양지바른 절벽에서 겨울 햇살에 빛나는 도깨비고비.

 

 

산방굴 앞에서 수림 사이로 본 남쪽바다.

 

 

 

산방굴의 천정에서 떨어지는 석간수를 마시기 위해 오르는 탐방객들의 모습이다.

 

 

산방굴 앞의 노송 저편으로 송악의 넓은 뜰이 보인다.

 

 

소나무는 정말 우리땅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나무임에 틀림없다.

그 소나무가 재선충인가  뭔가하는 벌레때문에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수만년 우리 민족과 운명을 같이해 온 이 나무를 지키는데 온 국민의 힘이 모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리던 눈이 순식간에 녹아 자연은 그야말로 방금 샤워를 끝낸 새악시 같은 상큼함으로 다가온다.

 

 

용머리 해안의 이마와 바다를 비추는 햇살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바람이 멈춘 제주의 바다는 한가롭기만 하다.

바람이 멎은 제주 바다를 본 것은 아마도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산방산 아래 산방사 처마끝으로 올려다 본 산방산의 아름다운 모습.

 

 

 

하얀 빵모자를 벗어가는 산방상과 그 아래 터를잡은 산방사의 전경이다.

 

폭설로 인해 막혀버린 한라산에의 그리움을 안고 해안을 달리는 마음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지만

변화무쌍한 제주의 하늘이 연출해 주는 이 오묘한 조화로 인해 그 그리움은 점차 퇴색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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