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사진들

뿌연 3월을 맞는다.

대청마루ㄷ 2006. 3. 4. 10:26

온 나라가 한 의원의 성추행 사건으로 들끓고 있는 이 때

과연 무엇이 옳고 무엇이 옳은지 판단조차 하지 못하는 생각없는 댓글들로

점철이 된 인터넷 기사는 보기조차 겁난다.

 

정국은 정국대로 안개속을 허우적거리고

나는 나대로 오리무중 속이다.

이런날에는 그저 아무런 생각도 없이 푸르게 펼쳐진 수평선을 보고싶다.

손에는 주먹만한 카메라와 마실 물 한병이면 충분하다.

 

 

이제 저런 풍경은 애써 외면하는 센스도 필요한데 어쩌면 이리도 악몽처럼 따라 다니는가?

 

 

아무리 작업차량이라지만 저정도면 너무한것 아닌가?

이제 법의 힘을 빌어서라도 저런 차량은 추방을 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당진의 석문 방조제 수문 옆의 바닷가에는 "망부석"이라고 내 나름대로 이름을 붙여 본 바위가

오늘도 그때처럼 바라를 바라고 있다.

오늘은 망부석 머리에 앉아 바다를 함께 바라보는 갈매기가 없어서 서운하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눈을돌려 옆을 바라보면

 

 

어제도 오늘도 수만톤의 바다모래를 퍼 올려 이 해안을 황폐화 시키는 주범이 자리하고 있다.

동글동글한 자갈이 아닌 날선 바위가 드러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저 짠모래를 퍼올려 태산을 이룬 인간의 욕심앞에 바다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오른쪽 둑 아래의 바다는 모래를 빼앗긴 채 앙상한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데..

어쩌자는 것인가?

이 강토는 우리의 후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우리만 살고 버리자는 것인가?

 

 

그래도 바다는 말이없다.

그 사악한 인간의 욕심까지도 끌어 안은채 혼자서 시름하고 있다.

 

 

<왜목리 바닷가에서>

 

 

차라리 눈을 감아 버리자.

서둘러 달려온 곳

기다려 주는 님은 없더라도

헤진 상처 덫나기 전에

 

홀씨 날려

움틀 자리하나 마련하지 못해

창공을 떠도는 넋으로 말라

이제도 벗지 못한 굴레

 

표독한 자유의 칼날

모로누운 들녘

외침은 원망이 되고

메아리는 원성이 된다.

 

외로운 이를 주목하라.

 

너는 단 한번이라도 상처 꿰매는

골무가 되어본 적 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