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일기장

꼭 뛰어야만 사는가?

대청마루ㄷ 2006. 6. 2. 09:40

모든일에 여유가 없어지는 요즘.

비단 나만의 현상이 아닌 현대를 사는 모든이들의 생활상이다.

천천히 여유있게 걷다보면 왠지 남보다 뒤쳐지는 기분이고

그렇다고 힘들게 뛰어봐도 그들보다 앞서있지는 않은데..

 

요즘엔 어디 쉴만한 곳을 찾아 여유를 부려보자고 고단한 다리 걷어 올리고

물가에 발을 담궈봐도 이내 마음은 딴곳으로 향한다.

결국 마음의 평정을 찾기가 힘든 어떤 기운이 나를 덮쳐온다.

 

이런때일수록 여유를 찾자.

그리 길지도 않은 인생인데 무어그리 바삐 뛰는가?

가끔씩 걸어왔던 길을 뒤돌아 보기도 하고

길가 작은 풀잎에도 눈길 주어보고

그 풀잎아래 짝짓기 하는 작은 무당벌레에게도 눈길 주어보자.

 

 

선거가 있던 5월 31일 내가 사는 인근에 있는 수원대학교 교정에서 바라본 하늘이다.

바라보면 저리도 맑은 하늘을 그동안 얼마나 바라보면서 살아왔는지.

눈뜨면 온통 눈안에, 그리고 온 몸으로 스며들 저 청초한 하늘을

나는 애써 외면하면서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잘난사람은 잘난대로 살고, 못난사람은 못난대로 산다.'는 노래 가사처럼

그들은 그들대로 나는 나대로 같은 하늘을 이고 사는 것인데

혹 나는 그들과 견주려고 무리한 질주는 하지 않았는지?

쥔 것을 놓으니 그렇게 편할수가 없더라는 어느 스님의 말씀이 새롭게 다가온다.

 

이제 좀 더 여유를 찾아야겠다.

조금 더 천천히 걷고, 이제 조금 더 주변을 둘러보면서 나가야겠다.

여유를 찾으니 하늘색이 더욱 파랗다.

그아래 둥지를 튼 만물도 더욱 싱그럽다.

결국 그들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만 오고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