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일기장

어버이날에

대청마루ㄷ 2006. 5. 7. 23:53

미사 시간에 맞춰 본당에 들어 서는데 (나보다는) 젊은 아줌니들이

상당히 세련된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 드리는 광경이다.

'자매님, 그거 몇살부터 달아주는거죠?'

'60살부턴데요..'

'네..' 하고는 들어가는데 한 아줌니가 후딱 뛰어오더니

'형제님도 달아 드릴까요?'

'아뇨..전 아직 멀었네요..'

나도 후다닥 도망간다.

 

본당에 들어서니 성가대의 아름다운 음성으로 성전을 가득 채워주는 그 노래..

'높고높은 하늘이라 말들하지만

나는나는 높은게 또하나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버이 은혜

푸른하늘 그보다도 높은것 같애.'

 

무릎꿇고 기도하는 나의 손에 눈물이 떨어진다.

에고...나이든 사내눔이 이거 뭔꼴이냐.

혹시라도 누가 볼까봐 얼른 눈물을 훔친다.

 

어머니.

가끔씩 어머니를 두들겨 팼다던가

심지어 존속을 살인했다던가 하는 뉴스에 나오는

그런 별종을 제외하면 이세상 모든 자식에게 어머니는 항상

애잔한 그리움의 대상이요, 사랑의 정점에 있다.

나이 어려서는 투정의 대상.

나이 들어서는 자칫 애물단지로 잘못 인식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도 알지만

결국 우리는 내가 드리는 부모에 대한 사랑이

당신 희생과 사랑의 몇만분지 일도 안된다는 사실을 이내 알게된다.

 

나는 부모님의 그 희생에 대한 보답을 단 한가지도 해 드리지 못한 채

당신들을 보내고 말았다.

내가 미처 성장을 하기도 전에 가신님들이지만

원망하는 마음도 갖지 않았엇다.

그렇게 무덤덤하게..일부러 담담하게 살아온 날들이었는데

이제와서 자꾸만 그리워지고 어릴적 그 위치에서나마

좀 더 잘해드릴걸..하는 회한이 생긴다.

 

어버이날에..단 하루만이라도 님들의 희생과 사랑을

돌이켜 본다..

어머니!

아버지!

진정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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