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된지 엇그제 같은데 벌써 국군장병의 부모가 되었다.
세월의 흐름이 그런가보다.
내일을 걱정하고,그 내일이 오늘이되고..
어제가 된 오늘은 금새 세월이라는 이름으로 저 뒷편으로 사라지고..
어제는 아들이 입대하는 진주의 공군 교육사령부에 다녀왔다.
아직도 엄마한테 투덜거리며 어린아이 짓만 골라서 하는 철없는 놈이
어떻게 군 생활에 적응할지 내심 걱정도 되지만 이 기회에 대한민국의
가장 보편적인 청년이 되어 돌아오길 기대하면서..
아침 8시에 수원을 출발하여 내려가는데 대전에서 통영까지 뚫어놓은 고속도로의 위력이
대단함을 실감한다.
'진주라 천리길'이라는 노래가 있을정도로 먼 거리였지만 문명의 발달은
이 물리적인 거리를 네시간으로 단축시켜 버렸다.
아직 염천의 태양아래 '유격,유격'을 외치며 훈련을 받는 훈련병들을 보면서 행사장으로 향한다.
덩치는 크지만 하나같이 어린아이들 모습의 빡빡머리 청년들과 동반한 가족들 수천명이
운집해 있다.
훈련병들이 숙소로 쓸 내무반도 공개돼 있었다.
새로지은 깔끔한 건물에 화장실도 최신식이다.
구타와 기합이 없어진 병영.
너무도 자유로워진 병영에서 과연 이 철부지들이 얼마나 단련될까나..
부모된 입장으로 하지말아야 할 걱정까지 하게된다.
장병과 가족이 운집해 있는 대기소 앞에서 군악대의 군가에 맞춰
의장대의 시범이 끝나고 드디어 집합명령이 떨어졌다.
평소에 뛰는꼴을 보지 못했던 아들이 총알처럼 튀어 나간다.
역시 군대였다.
이 정신 이대로 30개월 동안 환골탈태하여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투지를 배워오길 기대해본다.
대한민국 징병제도--참 좋은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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