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일기장

아들의 입대(2007.8.27)

대청마루ㄷ 2007. 8. 28. 13:06

학부모가 된지 엇그제 같은데 벌써 국군장병의 부모가 되었다.

세월의 흐름이 그런가보다.

내일을 걱정하고,그 내일이 오늘이되고..

어제가 된 오늘은 금새 세월이라는 이름으로 저 뒷편으로 사라지고..

 

어제는 아들이 입대하는 진주의 공군 교육사령부에 다녀왔다.

아직도 엄마한테 투덜거리며 어린아이 짓만 골라서 하는 철없는 놈이

어떻게 군 생활에 적응할지 내심 걱정도 되지만 이 기회에 대한민국의

가장 보편적인 청년이 되어 돌아오길 기대하면서..

 

아침 8시에 수원을 출발하여 내려가는데 대전에서 통영까지 뚫어놓은 고속도로의 위력이

대단함을 실감한다.

'진주라 천리길'이라는 노래가 있을정도로 먼 거리였지만 문명의 발달은

이 물리적인 거리를 네시간으로 단축시켜 버렸다.

 

아직 염천의 태양아래 '유격,유격'을 외치며 훈련을 받는 훈련병들을 보면서 행사장으로 향한다.

덩치는 크지만 하나같이 어린아이들 모습의 빡빡머리 청년들과 동반한 가족들 수천명이

운집해 있다.

훈련병들이 숙소로 쓸 내무반도 공개돼 있었다.

새로지은 깔끔한 건물에 화장실도 최신식이다.

 

구타와 기합이 없어진 병영.

너무도 자유로워진 병영에서 과연 이 철부지들이 얼마나 단련될까나..

부모된 입장으로 하지말아야 할 걱정까지 하게된다.

장병과 가족이 운집해 있는 대기소 앞에서 군악대의 군가에 맞춰

의장대의 시범이 끝나고 드디어 집합명령이 떨어졌다.

 

평소에 뛰는꼴을 보지 못했던 아들이 총알처럼 튀어 나간다.

역시 군대였다.

이 정신 이대로 30개월 동안 환골탈태하여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투지를 배워오길 기대해본다.

 

대한민국 징병제도--참 좋은 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