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영남에서 전라도를 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인 진주성.
그 성을 함락하기 위해서 왜군은 커다란 전투를 두번 치뤄야 했다.
파죽지세로 조선땅을 유린한 그들, 그들이 생각한 진주성은 그야말로 그저 거쳐가는 자그마한 성이었다. 하지만 민,관,군이 총력 단결하여 사수하는 진주성은 그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업고 말았으니 그들을 괴롭히는 것은 바로 이 땅을 지텨내겠다는 진주 백성들의 굳은 의지였다.
1차 전투에서 커다란 손실을 입고 물러난 왜군은 2차 전투에 10만명이 넘는 군사를 투입하여 총 공격을 감행 하였다.
이 전투에서 진주목사 김시민을 비롯한 장수들과 군사, 그리고 백성들은 마지막 남은 피 한방울까지 흘리며 사투를 하였는데 결국 성은 함락되고 말았다.
모두가 죽어간 전쟁의 폐허속에서 당시 관기였던 논개(論介)는 왜장과 함께 물속으로 뛰어들 결심을 하고 촉석루 아래 푸른물결이 넘실대는 강변 바위 위에서 곱게 차려입은 모습으로 왜군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승리의 기쁨을 누리려고 강변 경치좋은 바위에서 연회를 하던 왜군들이 그녀를 바라보자 요염한 눈빛으로 그들을 유혹하는데 병사들은 강물이 무서워서 감히 다가가지를 못하고 멈칫 거리는데 왜장이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다가갔다.
고혹적인 조선 미인의 유혹에 몸을 밀착해 오는 왜장을 끌어안은 왜장을 논개가 껴안았다.
그녀의 손에는 미리 준비한 가락지가 손가락마다 끼워져 있어서 한번 깍지를 끼우면 빠져 나올수도 없었다.
아리따운 여인의 품에서 핑크빛 연정을 꿈꾸던 왜장은 여인과 함께 푸른 저 비위아래 넘실대는 남강물에 떨어졌다.
한을 품고 끌어안은 여인의 손은 허우적 대는 왜장을 놓아주지 않았으며 이윽고 그들은 온 몸속 폐부에 강물이 가득 찬 시신으로 물 위에 떠올랐다.
촉석루 옆 뜰에 세워진 의랑(의로운 낭자) 논개의 비
오늘도 촉석루는 남강을 바라보며 의연히 서있다.
촉석루 앞 절벽 위(위험한 곳이라 안전선을 그어 놓았다)
논개/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 깊고
불붙은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절벽아래 바위틈에 난 나무에 단풍이 들어 논개의 고운 자태를 연상케 한다.
강물을 유유히 자적하는 황포돛단배는 평화만을 생각케 하고
의암사적비를 덮은 정각은 의암을 바라보며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무언의 충고를 하는 듯 하다.
논개/박영수
무심한 하늘도 소처럼 울었다.
진주성 무너지는 소리에
낮선 기旗 펄럭이는 촉석루
바위 위에서
-장군님 저 푸른 남강은
기뻐서 울까요, 슬퍼서 웃을까요
검게 취한 왜장의 팔짱을 끼고
요염하게 웃으며,
-즐겁기만 하지요 이렇게
승전국이 되어서
팔자수염만 거만하게 떨며
하 하 하 그러 하무니다
긴 여름이 하품을 하고
어디선가 쓰르라미가 운다
갑옷을 꼭 끌어안고
-나를 좀 위로해줘요
저승길에 주막도 없다는데
순간, 단호하게 몸을 날렸다
동백꽃보다 붉은 입술을 깨물고
한 떨기 매화처럼 하얗게 웃으며
꽃잎처럼 저버린 아름다움이여!
기품 있던 그 모습 어떻게 잊을까
그 단심丹心을 무엇으로 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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