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일기장

아들의 첫 휴가

대청마루ㄷ 2007. 12. 11. 22:56

아들 동규가 첫 휴가를 나왔다.

훈련 중 100일 휴가를 나온것을 재외하고 자대배치를 받은 후 첫 휴가이다.

지난 12월 7일(금요일)에 나와서 9일(일요일)에 귀대하는 짧은 휴가였지만 그동안 아들은 참 많이도 달라져 있음이 한눈에 보인다.

일단 게임에 빠져있던 몇개월 전의 모습을 탈피한 것.

게임을 한번 시작하면 거의 광적으로 빠져들던 그전의 모습과는 판이한 모습을 보인다.

또 하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이다.

엄마건 아빠건 이야기를 시키면 단 몇분도 못버티고 짜증을 내거나 어떠한 핑계를 대서라도 그자리를 피하려고 했던 모습이 사라진 것이다.

이제는 차근차근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완전히 정상적인 젊은이의 모습이다.

 

이런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군대는 참으로 좋은 인생 교육기관이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된다.

이런 좋은 교육기관을 싫다고 거금을 써가면서 병역을 면제시키는 거부들의 머릿속에는 도대체 어느나라 피가 흐르고 있는지 다시한번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그들이야 시간이 돈이기에 아이가 2년남짓 군생활을 하는 기간이 억울하겠지만 나는 시간이 돈이라는 생각보다 시간이 인격이라는 점이 더 중요하니까..

 

강화도에서 일어난 총기 탈취사건과 그 과정에서 발생한 한 젊은이의 희생으로 인하여 온 나라가 비탄에 잠겨있다. 아들을 군에 보낸 모든 부모들의 심정이 그 군인의 부모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에 목숨이 아깝지 않은이가 어디 있을까? 금쪽같은 새끼 군에 보내놓고 무사히 제대하고 올 날을 기다리던 부모에게 아들의 희생은 얼마나 충격적이었을까?

이제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나지 않도록 나라의 치안과 질서가 바로 서주기를 바랄뿐이다.

 

삼가 박해병의 명복을 빌면서..

 

 

 동규가 훈련소에서 보내 온 편지 - 게발새발 쓴 글씨가 악필도 이런 악필이 없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