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일기장

방관과 방치

대청마루ㄷ 2007. 11. 28. 10:22

방관은 죄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온 세월이다.

방관라는 말은 방치라는 말과도 상통하는 뜻이 있어서 모든 사람과 사물을 나와 무관하게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방관(旁觀)의 사전적 의미는 "상관(相關)하지 않고 곁에서 보기만 하는 것."이고

방치(放置)의 사전적 의미는 "그대로 내버려 둔다."는 것이다.

즉,나와 무관하게 보기 때문에 그대로 내버려 둔다는 말로 서로의 뜻이 이어진다.

그러므로 모든 사물이나 사람에게 관심만 있어도 방관이나 방치를 하는 일은 성립이 될 수 없다.

 

부부 사이에 무관심이 커다란 죄가 된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것이 어디 부부간에만 성립되는 죄일까?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번씩 마주치는 직장 동료나 이웃 주민,가게 주인 등 수많은 사람과의 관계에도 적용되는 덕목이 아닐까?

 

요 며칠사이 아파트 진입로를 가로막은 장애물 때문에 이웃 사람들과 대책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 시청과 시의회의 웹게시판에 하소연도 해보았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하면서 절실히 느끼게 된 것은 '관심'이라는 것이 오히려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가 할 일이고, '아쉬운 놈'이 우물을 파는 법인데 내가 혹시 허공에다 우물을 파는 우매한 짓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하는 자조감이 드는 것이다.

 

이 길을 이용하는 주민은 2,000가구에 7,500명 쯤 된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왜 하필이면 나만 분개하고 있는가?

땅주인이 막겠다는데 무슨수로 말리냐?는 비아냥 섞인 충고를 받아 들이는 것이 내가 보편적인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알았다.

'나까지  모른척 하면 어떡해?' 보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하겠지.'라는 생각이 나를 위해서 훨씬 나은 생각이라는 사실을 이번에도 절실히 느낀 것이다.

하기에 나도 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보편적인 사람이 되기위해 방관자의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다.

 

젊음은 정의로워야 한다.

젊은이들의 생각이 고루해졌을 때 이사회는 병이들고, 그 병으로 무너지게 된다.

내가 이러고 있는 사이에도 어느 정의로운 젊은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심을 하고 있으리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