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여행기록

한센인의 눈물로 빚은 땅 소록도에서(2010.5.16.일)

대청마루ㄷ 2010. 5. 21. 10:52

보리피리

                          한하운

 

 보리 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 - ㄹ 닐리리

 

보리 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 - ㄹ 닐리리

 

보리 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 - ㄹ 닐리리

 

보리 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 - ㄹ 닐리리

 

소록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입구를 들어서면 매점앞에서 가장 먼저 손님을 맞는 시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인권을 유린당하고 가족과의 생이별을 강요당하며

구속된 생활을 하던 시인 한하운님이 노래한 나환자의 애환이 담긴 시이다.

 

 

 <소록도 입구 매점앞에 걸려있는 한하운 시인의 시 "보리피리">

 

외나로도에 있는 우주기지를 방문하자던 계획을 바꾸어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소록도를 찾아 보기로 했다.

소록대교가 건설되기 이전에 소록도를 가려면 배를 타야 하는데 그 배를 타던 곳이 녹동항이라 한다. 이 녹동항은 소록대교를 건설한 이후에 오히려 더욱 번성기를 맞고있다고 한다.

소록도가 개방되면서 이곳을 찾아오는 관광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소록대교의 완공으로 번성기를 맞고 있는 녹동항>

 

 <녹동항 앞바다에서 해물을 옮겨담고 있는 어부>

 

 <소록대교를 건너다.>

 

건설공사를 하면서 상판이 무너지는 바람에 공사기간이 일년이나 늘어났다는 소록대교를 건너 생전

처음으로 밟아보는 소록도는 외형으로 보기엔 아름다운 남녘의 어느 바닷가 유원지 같았다.

하긴 아무 생각없이 관광버스를 타고와 노래까지 불러대는 상춘객이이야 한맺힌 한센병 환자들의 고난을 이해할 필요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수탄장이 있었던 자리에 매점이 서있다.>

 

 <나환자인 부모와 자식들간에 한달에 한번만 만날 수 있었던 탄식의 장소인 수탄장>

 

 <소록도 입구는 수백년 묵은 해송으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진입로 우측으로 보이는 바다는 평화 그 자체이다.>

 

처음 밟아본 섬 소록도는 참으로 고운 섬이다.

그저 자연만 둘러본다면 이곳이 일백년 억압의 땅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이다.

 

 <진입로변 수림 사이로 보이는 소록대교>

 

 <해수욕장 같은 바닷가 저 건너에 수용시설들이 보인다.저곳은 출입을 통제한다.>

 

 <개원을 1916년에 했으니까 50년이 되던 해이면 1966년에 세운 기념비?>

 

 <哀恨의 추모비:해방이 되던해에 그들의 자치권을 인전해 달라는 환자대표 48인이 무참히 학살 됐다는..그들을 추모하는 비라는 설명이 있다..>

 

 

 <슬픈 역사만 아니었더라면 참 고풍적인 병원 시설들이다.>

 

 <아름다운 편백나무와 시설들의 어우러짐>

 

 <소록도에서 본 소록대교, 이 다리는 팔영산에서도 보인다.>

 

 <울창한 해송 뒤로 빨간색의 유류 저장고가 줄지어 있다.>

 

<현대식 병동 앞에 줄지어 선 야쟈나무에는 노오란 꽃이 매달려 있다.> 

 

 <소록도 중앙공원 입구>

 

 

 

 <나환자 수용소 안에 또하나의 감옥이 있다.>

 

<수용소 안의 감옥을 설명한 안내판> 

 

 <감금실>

 

 <감금실>

 

 <감금실 복도에는 김정균님의 "감금실"이라는 시가 걸려있다.>

 

 <애환의 땅 소록도를 설명한 중앙공원의 안내문판>

 

 

 <구라탑-나병은 구제된다는 뜻의 탑에는 환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중앙공원에는 환자들의 피와 땀으로 조성된 아름다운 공원과 이 안에서 자라는

수많은 희귀 식물들이 있다.

해외에서 들여온 식물과 국내에 자생하는 식물들을 보면서 감탄도 잠시.

이들의 노고에 숙연한 마음이 들게한다.

 

 

 

 

 

 

현대식 시설이 지어지기 전까지 사용하던 옛 건물들이 그대로 있어

이 시설들을 돌아보며 그들의 애환을 공감하게 한다.

 

 <病舍 중 가장 중앙부에 위치했었을 법한 건물- 이 건물 앞에는 연병장을 방물케 하는

넓은 마당이 있다.>

 

 

 

 

 

 <연병장 가에는 환자들의 애환을 그대로 바라봤을 소나무들이 의연하게 서있다.>

 

 <새로 지은 현대식 병동의 복도>

 

 

 <공식명칭 "국립소록도병원"을 나가면서 본 진출로>

< 저쪽은 출입을 통제하는 것으로 보아 중환자들이 수용된 곳으로 추정된다.>

 

 <소록도를 돌아보는 동안 바닷물이 많이 들어와 있다.>

 

 <자연은 그들의 사연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빼어난 경관으로 객들을 전송한다.>

 

 <관광버스가 몇 대 들어오면 소록도는 그대로 상춘객들의 소란을 감내해야 한다.>

 

소록도는 한센인들의 애환을 아는지 모르는지 생각외로 찾는 이가 많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섬 안에는 술을 마시거나 놀 수 있는 공간이 아무 곳에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녹동항이 더 번창 하는지도 모르지만..

잠시의 소록도 여행이지만 느끼는 바 적지 않았다.

내가 어렷을 적 마을 어른 중에 나환자가 한 분 있었던 것 같다.

일핏 들은 어른들의 이야기 중에 소록도로 잡혀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쫓겨 다닌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그 후에 완치가 되었는지 정상적인 일상 생활을 하는 것을 봤지만 그땐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았었다.

소록도 생활이 얼마나 억압되고 열악했으면 목숨을 걸고 도망자의 생활을 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세상에서 나병이 완전히 사라졌으면~~

 

 들꽃하나-고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