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여행기록

홍도여행기(홍도 가는 길)

대청마루ㄷ 2011. 7. 16. 13:45



오랜동안 가고팠던 그곳은 차라리 그리움이 되었다.
열두명의 멤버가 정해지고 여섯달 동안 회비를 모으며 준비하는 과정에 그리움은
필연으로 다가와 있었다.
내가 죽기전에 가 볼 수 있을까? 하던 곳이 현실로 다가오자 일상에서의 괴로움도
오로지 홍도를 향한 그리움에 묻혀버린다.

이제 그 오랜 그리움과의 조우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수원에서 목포까지

2011년6월4일 아침 6시 30분.
기대에 부푼 회원들이 벌써 약속장소에 집합해있다.
참 놀라운 일이다.
단 한사람도 늑장을 부리지 않는다.

시간을 정확히 맞춰 나온 내가 오히려 지각을 한 꼴이다.
기대가 희망을 키워 기분이 상승한 탓일까?
너무 일찍 나선 탓에 수원역에서 목포행 열차를 기다리느라 한시간 가까이 보냈다.

하지만 단 한사람도 불평을 하거나 불편한 기색이 없다.
7시 44분에 정확히 수원역을 빠져 나가는 열차.
12시 17분에 목포역에 도착할 예정이니 4시간 30분 동안 열차에서 지내야 한다.
새벽에 일어나 준비하고 나오느라 모두들 잠을 설쳤을텐데 그 누구도 자거나 졸지 않는다.
미리 준비해온 술과 안주를 내놓고 홍도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사이 안내방송은
대전을 지나고,익산을 지나 광주 송정리를 지나고 있음을 알려준다.
헌데 계획표의 통과 시간과 대조를 해보니 점점 차이가 난다.
요즘엔 거의 완행 취급을 받는 무궁화호를 탄 탓에 상위급의 새마을호나 KTX를 먼저 통과 시키느라 자꾸만 뒤로 쳐지는 것이다.
그러더니 결국 목포역에 도착한 시각은 예정시각을 30분 이상 연착하여 12시 55분 정도가 되었다.
원래 목포여객터널에서 떠나는 홍도행 배가 13시 정각에 있으니 아무리 서둘러도
배를 타기는 글른 것 같다.
헌데 차내방송에 홍도,흑산도를 가시는 손님은 열차의 맨 앞쪽으로 이동 하라는
방송을 하고있다.
어떤 대책을 세워준 것일까?
우리는 그 이유를 물어볼 여유도 없이 무작정 뛰어본다.
뛰면서 생각하니 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나오라는..
아,그리고 홍도행 배편이 예정시각보다 20분 늦게 출항 한다는..
뛰고 뛰어 택시를 잡아타고 여객터미널로 향한다.
헌데 그 친절하던 택시기사는 우리를 국제여객터미널에 내려놓는 만행을 저지르고 만다.

엎친데 덮친격이라는 말이 이때를 두고 하는 말일까?
우리는 그 옆의 연안여객터미널로 뛰어 겨우 배에 오를 수 있었다.

 

<이 멋진 여객터미널을 3일 후에도 반갑게 만날 수 있기를..>

목포에서 홍도까지

 

< 여객터미널 저쪽 건너편에 해양경찰선인듯 한 멋진 배가 보인다.>

 

<그리고 힘찬 스크류가 물살을 박차면 우리를 태운 배가 바다로 밀려간다.>

우리를 태운 배는 항구에서 멀어져 간다.
배가 멀어져 갈수록 목포는 참 아름다운 항구라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바위산과 그 아래 오밀조밀 군락을 이루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보금자리.
수많은 예능인을 배출한 도시 목포의 면모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다.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배의 구조때문에 좀 지루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비금도와 도초도를 향해 드넓은 바다위를 미끄러져 가고 있다.
자신밖에 모르는 남정네들과 산이라면 메아리라도 불러올 정도로 크게 떠들어대는
김여사들 때문에 짜증나는 시간이 이어진다.
너무 떠들지 말라는 어느분의 주문에도 아랑곳 하지않는 그들의 얼굴은 무슨 재
질로 만들어졌을까?
흩날리는 물보라로 흡사 소낙비를 맞은듯한 창밖으로 흑산도가 다가온다.
생각보다 훨씬 큰 규모의 흑산항은 내륙의 포구와 비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곳에서 승객의 일부를 쏟아내더니 그만큼의 승객을 흡수한 채 또다시 떠나는 배.

홍도를 가는 내내 마음속으로 빌었다.

오랜 준비끝에 다가온 홍도에서의 시간을 제발 날씨까지도 도와주어 평생잊지못할

아름다운 추억의 시간으로 채우게 해달라고..

도무지 나타날 것 같지 않던 홍도가 보인다.

흑산도를 떠난지 한시간 가량 되었나보다.
온통 근육질의 바위로 무장한 섬 홍도가 드디어 우리를 맞으러 오는 것이다.

<홍도를 들어서면서 만나는 우람한 근육질의 바위산 들>

 

 

<선착장에서 본 홍도리 전경>

201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