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산행일지

오후 여섯시에 선자령 오르기(2012.5.26.토)

대청마루ㄷ 2012. 6. 1. 17:56

 

수원에서 낮 열두시에 출발을 하여 과연 선자령을 오를 수 있을까?

그것도 토요일이면 지옥이 되어버리는 영동고속도로를 달려서 말이다.

헌데 결과적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갈수록 짧아지는 봄이 이제는 여름으로 치닫고 있는 날이다.

봄꽃이 만발할적에 오자던 약속을 오늘에야 지키게 되니 그래도 그리 섭하지는 않다.

온통 주차장이 되어있을 영동고속도로를 애초부터 포기하고 안성-음성-원주로 돌아 영동고속도로를 만나니 시계는 어느덧 저녁을 향해 달리고 있다. 마음은 답답하지만 산행을 추진하고 있는 아우를 생각하여 누구하나 불만을 표시하지 않는다.

그렇게 그렇게 대관령 옛 휴게소에 도착을 하니 시간은 오후 다섯시 반이다.

이곳에서 한 회원을 만나 일곱이 선자령으로 향한다.

 

이미 여름이 시작된 선자령은 온통 푸르름이다.

 

선자령은 온통 나물로 잔치를 하고있다. 사진은 우산나물

 

 

산행길에 만난 할미꽃이다. 산행에는 이런 반가운 만남도 있다.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꽃닢이 지고 수염으로 갈아입는 모습이다.

 

 

집에와서 딸에게 이 꽃이 무슨 꽃이냐고 물으니 모른다고 한다.

하긴 이시대에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식물일수도 있다는 점이 슬프게 한다.

 

 

 

드디어 선자령의 상징인 풍력발전기를 만난다.

 

저너머 강풍에 돌아가는 풍차 날개에 스치는 바람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온다.

 

완만한 초원을 이루고 있는 정상부 풍차지대는 자유로운 놀이공간처럼 펼쳐져 있다.

이런 평화로운 곳이 겨울에는 강풍에 그야말로 극한지대로 변한다.

 

 

 

 

 

 

정상에 오르도록 기다려주는 햇살이 고맙다.

 

 

 

하늘이 그리 협력적이질 않아서 노을사진은 건지기 어렵겠다.

하지만 선자령에서 이런 노을을 볼 수 있음에도 감사하자.

 

저 풍차의 행렬을 따라 여유로운 트래킹을 해볼 수도 있을까?

 

 

 

풍차의 행렬을 보며 하산을 하다보니 어느새 빛깔을 바꾸고 있는 하늘, 그리고 땅

 

그리고 초승달과 풍차의 어울림

 

 

이제 강릉 시내는 밤빛으로 출렁인다.

 

참 유쾌한 산행이었다.

햇살 따가운 한낮의 산행보다 마을 뒷산을 오르듯이 늦으막한 시간에 올라본 선자령.

해드랜턴이 없어서 어둠을 헤치고 내려오면서 웃고 떠들던 일도 하나의 추억이다.

내려와서 시원한 황태 해장국으로 주린 배를 달래고 그맛이 아까워 황태를 한축 사들고 온다.

오늘 선자령 산행을 오래토록 잊혀지지 않을 추억으로 간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