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향기

부여 부소산성에서 돌아보는 사비백제의 영광

대청마루ㄷ 2013. 7. 25. 18:06

 2013.7.20. 토

 

아침 일곱시에 출발을 하여 열시에 도착한 부여. 중간에 부여보를 둘러 보느라 계획보다 조금 늦은 시각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나는 아름다운 연꽃이 기다리는 궁남지를 뒷코스로 미룬채 부소산성을 찾는다..
오늘 동행을 하신 두분은 내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묵묵히 따라 주시고..

공주와 부여를 찾는 횟수가 늘어 날수록 그 두 도시를 비교하게 되는데 그 두 도시 다 큰 나라의 수도로는 적합하지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고구려라는 강대한 국가에 밀려 쫓겨 내려오는 판국에 공주만한 적지도 없었을테지만,
그리고 또 밀려 남으로 내려가는 형편에 부여만한 적지가 없었을 것이라는 측은한 마음도 없지가 않다.
금강의 물이 스며들어 온통 늪지였던 곳에 도시를 세우니 해마다 발생하는 수해에 준설공사네, 성토공사에 낭비되었던 국력은 또 얼마였을까나..

고도를 찾아가는 길은 굳이 고속도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1500년 전의 그들이 걸어서 남하했던 곳을 비록 자동차로 달리는 길이지만 동행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여 금강을 따라 내려가본다.
공주 IC에서 고속도로와 헤어져 남으로 달리면 공주를 가로지르는 금강을 건너 강의 남동쪽으로 난 강변도로를 따라 부여에 닿을 수 있다. 결국 이 길은 온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고를 탕진해가며 보를 막았던 그의 작품이지만 오늘 나는 그 길을 달리고 있으니 이 무슨 아리러니인지 원..

공주에서 부여로 난 2차선의 4대강 건설용 도로는 이따끔씩 괭음을 내며 지나가는 덤프트럭 외에는 개미새끼 한마리 얼씬거리 않는 죽은도로이다. 하지만 덕분에 우리는 한가한 드라이브로 즐거운 여행을 하고.
공주보를 지나 고속도로 웅진대교 밑을 지나면 잠시 산을 돌아가는 길 이외에 강과 헤어지는 일이 없다.
백제보에 도착 했을때는 생전 처음으로 4대강을 홍보하는 전망대에 올랐다.
3층으로 된 전망대에 오르자 금강 연안이 한눈에 펼쳐지는데 도대체 이 보를 왜 막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냥 전망대나 세우지 이 보는 왜 막으셨소? 금강물을 발효시켜 드실려고?

이 보와 헤어지고 다시 가던길을 가다보니 저 앞에 낙화암 절벽이 보이고 길은 왼쪽으로 꺾이면서 부여 시내로 진입한다.
부소산 주차장에 이르면 대형 버스만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선이 그어져 있는데 다들 연유를 모르니 일단 이곳에 주차를 하고 매표소로 오르는데 매표소 앞에 승용차 주자장이 있다. 헌데 아무런 안내표시도 없으니 이 무슨 해괴한 일인지..

여행에서 짜증을 내면 내가 지는 것이다. 불편함 보다는 편안한 것을 보고 즐겨야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참자~~


부소산성에는 사비시절에 쌓았던 성곽은 거의 남아있지가 않다.
이때의 축성방식은 토성과 석성의 혼합방식이었는데 설령 석성이 있었더라도 전란에 파괴되고 온전한 부분은 주변의 관아나 민가를 지을때 온통 빼다가 사용을 했기 때문에 남아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이는 로마의 성곽들의 경우와 거의 흡사한 수난사이다.

전에 왔을때는 왼쪽으로 돌았으니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돌아보기로 한다.
이야기를 하면서 천처히 걷다보니 역사와 함께하는 웰빙 산책이 따로없다.
사라진 역사를 되세워 놓은 일영루,군창지, 등의 건물과 옛터를 돌아보며 걷다보니 낙화암과 고란사를 나누는 갈림길이다.
사실 너무나 더운 날씨라 고란사로 내려가는 길은 포기를 하고 망국의 한을 품고 절벽으로 떨어진 고운 꽃들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낙화암에서 저 아래 강물위를 유영하는 유람선을 관망하며 풍요로운 오늘을 사는 우리를 반성해본다.

백마강가에 우뚝선 낙화암과 헤어져 나뭇그늘이 부채질을 해주는 산책로를 따라 주차장에 이르니 여름해는 어느덧 중천을 향해 달리고 있다.


부소산성을 알리는 돌비석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삼거리에 서있는 이정표

 

한무리의 어린아이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있다.

 

오늘은 오른쪽으로 돌아보기로 한다.

 

백제의 망국기에 목숨으로 나라를 지켰던 세 충신을 모신 사당 삼충사

 

삼충사의 문인 의열문

 

삼충사 전경

 

사당에는 백제의 망국을 온 몸으로 막아낸 세 충신이 모셔져있다. 좌로부터 성충,흥수,계백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있는 달구벌에서 온 아이들

 

 

조선시대의 관아 건물을 옮겨와 복원했다는 영일루

 

 

군창지-군사용 곡식창고 터

 

낙화암 가는길

 

 

백화정과 천년송

 

낙화암 아래에는 유람선이 한가로이 유영을 하고 있다.

 

 

낙화암과 백마강

 

2012년 12월의 부소산성 다시보기

http://blog.daum.net/sanuri/15932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