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폭우피해 소식으로 우울한 날이다.
무료한
연휴의 첫 날을 그냥 보내기 안타까워 내 친구 디카를 들고 비 피해 현장을 찾아볼까 생각도 해보지만 또다른 생각이 발길을 붙잡는다.
피해현장에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그 상황을 마치 즐기기라도 하듯이 셔터나 눌러댄다면 피해자들에게 또하나의 상처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부디 이
비가 더 이상의 피해를 주지말고 곱게 물러가 주기를 비는 마음이다.
@ 규모를 갖춘 어물전이 따로없는 삼길포의 길거리 어물전
아직 비
피해를 입지않은 어제의 서해바다는 그야말로 고요하기만 하다.갈매기 끼룩~끼룩~ 울음소리가 고운 노랫소리로 들리는
평화의 바다, 그 바다를 둘러 보았다.
해안선이
무척이나 복잡했던 서해의 서산과 당진바다를 직선화 시켜 준 방조제들 덕분에 이제 지척이 되어버린 삼길포,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이 마을이 편리해진 교통덕분에 늘어나는 관광객으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있다.
이곳을
들를때마다 뒤로 미뤄뒀던 유람선을 오늘을 기필코 타 보기로 마음먹었다.
작은
매표소에서 8000원의 요금을 내니 정원 66명이라고 쓰여진 작은 유람선이 출발을 하기 직전이다.기적을 울려대는
유람선에 허겁지겁 오르니 배는 방향을 선회하더니 속력을 내기
시작한다.
이제부터
당진바다에 떠있는 그림 같은 섬들을 유람할 차례이다.
삼길포 항을 출발한 유람선은 대조도,소조도,우모도,분도 등을 우측으로 멀리두고 서쪽으로 나아간다.그보다 가까이 비경도를 지나는 사이 선장에게 새우깡 한봉지를 천원에 사서 두어개 하늘로 던지니 한마리도 보이지 않던 갈매기가 어디서 나타났는지 수도없이 모여든다.
한 개씩
던지다가 아까운 생각이 들어 반으로 나눠서 던져본다.
잡힐듯이
가까이 날아오는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던지면 야구 타자가 투수에게 던진 공처럼 정확하게 부리로 받아 먹는다.그동안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에게 받아먹은 솜씨였는지 가히 짐작이 되는 부분이다.먹이를 향해 날라드는 갈매기의 눈초리가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게한다.
@백사장이 넓은 대난지도의 해수욕장
그러는 사이 배는 왼쪽 육지에 있는 현대정유의 거대한 시설을 보여주며 대난지도를 향해 나아간다.대난지도는 육지에서 가깝고, 맑은물에 백사장이 좋아서 꽤나 인기가 있는 해수욕장을 가지고
있다.
현재 80여 가구의 주민이 살고 있다는 선장의
설명이다.
@ 해무에 쌓인 대난지도의 환상적인 모습
@ 훈련중인 해병들의 모습
해수욕장
우측에 있는 바위에는 갯바위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보인다.물이 빠진 백사장이 바닷쪽으로 어찌나
넓게 펼쳐지던지 마음 같아선 내려서 물놀이라도 즐기고 싶은 욕망이
인다.
저
멀리서 훈련중인 해병들이 모습도 보인다.
@ 분도,우모도,소난지도,대난지도 등 섬들이 아름답게 떠있다.
@ 대호방조제와 도비도의 모습
배는
이들을 두고 8자를 그리면서 다시금 대난지도를 우측에 두고 출발지점을 향해간다.왼쪽으로 소난지도와 분도,우모도
등의 섬을 손에 잡힐 듯 지나며 저 멀리 대호방조제 중간의 도비도까지
보여준다.
조금 더 달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데 배는 벌써 삼길포로 향한다.포구에 떠있는 고깃배들과 갈매기들의 날개짓, 그리고 이제 막 손님맞이를 위해 준비중인 횟집 건물들이 보이는 삼길포 항이
한시간의 짧은 여행에서 돌아온 우리를 맞고있다.
@돈을 더 줄테니 이대로 한시간 더 돌자고 우기던 아주머니들이 유람선에서 내리고 있다.

삼길포의 멋을 더해주는 선상횟집들이다.
이 선상횟집은 회센터보다 싼 가격에 싱싱한 회를 공급하는데 출렁이는 배 안에서 회맛을 즐기는 재미도 여행의 백미가 된다.
유람선이 쉬는 시간이면 갈매기도 쉬는 시간이다.
한시간 동안의 비행으로 지친 날개를 잠시 내려놓은 갈매기들의 모습이 한가롭다.이 갈매기들은 관광객이 던져주는 새우깡에 익숙해져 스스로 고기를 잡는 갈매기 본연의 습성을 잊어버리지나 않을지 걱정이 된다.
돌아오는 길에 석문호의 구릉에 펼쳐진 초원이 만들어 준 녹색바다를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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