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여행기록

고향가는 길 아름다운 옥정호반에 그리움을 묻다.

대청마루ㄷ 2006. 7. 24. 10:23

※ 화면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의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산간지방 임실에서 호남의 곡창인 정읍평야에 젖줄을 제공하는

섬진강댐의 옥정호를 가다.

 

고향에 가는길이 아름다워서 좋다.아니, 고향 가는길은 아름다움을 찾아갈 수 있어서 좋다.
4차선 자동차 전용도로의 속도감과 편리함을 쉬이 포기하고, 굳이 구불구불한 2차선의 옛길을

고집할 수 있는 근거는 그 길만의 멋이 있어서이다.그래서 이번에도 그 길을 고집하여 본다.
호남고속도로 태인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정읍시 칠보면 소재지를 우측에 두고 곧게뻗은

우회도로를 달려 고갯길을 오르기 전에 왼쪽의 산 중턱을 보면 세개의 거대한 파이프가 경

사면을 따라 설치되어있는 것이 보인다.과연 이 파이프의 정체가 무엇일까?
이 궁금증을 염두에 둔 채 가파를 고갯길을 올라본다.

 

 

 

▲ 수변공원을 지나 장금터널을 들어서기 직전에 있는 장금교와 아래에서 맑은물에 물구

나무 서기를 한 산과 교각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요즘에야 뻥뻥 잘도뚫린 자동치 도로를 따라 잠시만 오르면 쉬이 오를 수 있는 고갯마루

이지만 주된 이동수단을 두 다리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몇년 전만 하더라도 타지와의

왕래가 쉽지 않았었음을 한눈에 짐작할 수 있는 山內面이라는 이정표가 보이고 내리막길

을 따라 잠시 내려가면 참으로 정적인 호수의 한자락이 눈앞에 들어온다.이 호수가 바로

4차선으로 곧게뻗은 자동차 전용도로를 포기하고 2차선 산길을 고집하게 만드는 원흉(?)이다.

 

▲ 옥정호에 담긴물은 어디서 바라보건 깨끗한 자연과 아우러진 한폭의 산수화이다.

 

만수때에 잠길 부분까지 모든 식물을 제거하여 벌건 속살이 드러나게 만든 현대의 댐들과

는 달리 자연 그대로 물이 차는 부분까지가 호수가 되는, 그래서 속살이 드러나지 않고 하

늘과 숲과 호수의 푸르름이 그대로 이어지는 이곳의 평화로움은 다른곳의 그것과는 확연

히 구별된다.

 

 

이 아름다운 호반도로를 사정없이 질주하는 바쁜 차량들을 앞으로 보내면서 왼쪽에 펼쳐

지는 호수를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한없는 평화를 느낀다.1-2년 전만해도 안보이던 수변

공원의 표시가 보이길래 주저없이 들어가본다.

 

 

아직은 주차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작은 규모의 공원이지만 호수와 어우러진 노송의

자태와 여행객들의 입맛을 맞추려는 정읍시의 정성이 보이는 공원이다.

▲ 노송 그늘아래 누군가를 기다리는 이 벤취에 앉아 담소 나눌 그 누군가와 동행을 꿈

꿔 보기도 한다.

 

 

 

 

 

수변공원이라는 안내판을 갖춘 이 공원은 그나마 찾는이들의 발길이 아주 끊어지지 않고

관리 또한 잘 되고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호수쪽으로 내민 부분을 직선화 하면서 얻어진 자연적인 쉼터 아래에 있는 이 공

원은 웬만해서는 찾기조차 힘들다.하지만 어쩌면 이곳이 더 낫다 싶을 정도로 뛰어난 경

관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 왼쪽으로 이어진 공산책로에는 잡초가 우거져 통행이 불가하다.이번 장맛비에 늘어난

물이 농로까지 마셔 버렸다.

 

▲ 이름없는 수변공원에서 바라본 호반의 평화

 

▲ 부부의 금실을 나타내는 자귀나무와 물위에 대칭을 이룬 산그늘, 그리고 건너편 산내

초등교의 교사가 어우리져 한폭의 그림을 그린다.

 

▲ 혼자만의 여행에서 오는 쓸쓸함은 그 나름대로의 멋을 즐기지 않으면 안된다.

 

 

 

▲ 이 아름다운 길에 잡초가 우거지다니...

 

▲ 이 공원의 입구는 웬만해서는 찾기 힘들다. 간이화장실 옆에 우거진 잡초로 위장이

되어버린 공원 입구의 모습.

 

▲ 옥정호는 달리다가 차를 세워서 보면 그대로 절경이다. 빼어난 산세는 아니더라도 자

연 그대로의 멋이 살아있는 옥정호는 마음의 평화를 구하기에 적당한 드라이브 코스이다.

 

▲ 옥정호의 물을 가둬둔 섬진상댐 둑 아래는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천연의 유원지이다.

그로부터 자동차로 5분쯤 내려오면 고풍스러운 다리가 보이는데 이번에는 마음먹고 카

메라에 담아 보았다.

 

옥정호는 임실군 운암면 일대 섬진강 상류의 협곡을 막아서 만든 호수이다.

일제시대에 착공한 공사가 해방 이후에 완공이 되었다는데 몇년전 까지만 해도 이 댐의

둑을 쌓을 때 각종 자재와 암석을 운반 하였던 구조물이 오른쪽 산 위에 있었는데 최근

도로를 직선화 하면서 사라졌다.

 

어른 들 말씀으로는 한국 최초의 다목적댐으로 이 댐을 완공할 당시의 여러 에피소드를

회상하면서 자랑스러워 하시던 모습이 기억난다.이번에도 다녀와서 자료를 검색해 보니

이 호수를 제대로 보려면 운암면 입석리의 국사봉에 올라야 한다는 짤막한 소개를 볼 수

있었는데 다음 기회에 자세히 답사를 한 다음 보다 정확한 자료를 정리해 볼까한다.

 

섬진강댐은 댐과 호수가 위치한 임실의 젖줄 뿐만이 아니라 산너머에 있는 정읍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한 댐이다.산내초등학교가 있는 마을에서 칠보쪽 산 중

턱까지 수로용 터널을 뚫어서 보낸 다음 그 물을 낙하용 파이프를 통하여 아래로 내린

다음 그 각차로 발전도 하고 물은 그대로 칠보의 도원천에 합류시켜서 농업용수로 사용

하는 것이다. 집단 이기주의로 온갖 싸움을 해대는 요즘같은 지자체 시대에는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도 들게하는 아름다운 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