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추억의 낭만 콘서트" 라는 제하의
음악회가
있었다.
70년대를 풍미했던 추억의 가수들이 나와서 잊혀졌던 추억을 꺼내어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4월과5월,라나에스포,임희숙,이용복,수와진,이태원,송창식,윤형주 등..
그들보다 몇살은
어리지만 이미 내 뇌릿속에 박혀있는 그들의 음감이 한세대는
족히 뛰어넘을듯한 감동으로 묶어주었지.
3시간이 넘는
공연시간이 그렇게도 빨리 흘러갔음은 분명 감동의 무대였음일거야.
음악이란 참 묘한거다.
그들이 부르는 낯익은 가락에
어깨춤이 절로나고 마침내 일어나서 고래고래
소릴 지르면서 한데 엉켜지는 나를 발견하고는 그만 코끝이 찡하게 복받쳐
오르는
뭔가 알지못할 감동속에 빠져버렸지.
이제 육십을 바라보는 그들이 불러주는 그옛날의 수줍은
가사들.
서정적인 리듬에 실린 가사가 들려주는 의미를 되새겨 보며 이제 우리도 역사의
뒷켠으로 서서히 물러감을 인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림자의 아름다움을 생각하면 그리 슬픈일도,억울한 일도 아님을
알아야 한다.
평평한
글씨보다는 적당한 음영의 효과를 준 글씨가 훨씬 아름답듯이
역사의 전면에 선 이들에게는 분명 그림자의 뒷받침이
었었음이지.
난 분명 아름다운 그림자로 오래오래 살고싶다.
그들과 함께 불렀던 노랫가락이 아직도 귓가에
쟁쟁한 시간..
헤어지자 보내온 그녀의 편지속에
곱게접어 함께부친 하얀 손수건
고향을
떠나올때 언덕에 홀로서서
눈물로 흔들어 주던 하얀 손수건..
윤형주가 말했듯이 참으로 촌스런 가사임에도
우리들 가슴속에 고향처럼
녹아듦을 어쩔 수 없다.
2004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