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일기장

아침청소 3개월

대청마루ㄷ 2005. 8. 14. 09:26

별 뜻 없이 시작했었다.

단지 무료하게 보내 버리는 휴일의 한토막만 이웃을 위해 내어 주자는 취지였지.

그렇게 우리 대여섯은 뜻을 맞추고 쇠로 된 집게 몇개를 산것이 준비물의 전부였다.

그리곤 연락은 항상 내차지.

 

처음 시작할 때에는 요즘처럼 덥지 않았기에 아침 8시 반으로 집합시간을 정했었다.

하지만 요즘처럼 불볕더위에 8시 반이면 바베큐 되기 딱이다.

그래서 내 임의대로 어느날부턴가 8시에 모이라는 문자를 날리기 시작했다.

왜 그러냐고 따지는 이는 단 한사람도 없다.

그렇게 따라주는 형님,동생들이 고마울 뿐이다.

전원이 참여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지만 그렇게 모여든 서넛이서 활기찬 주일 아침을

여는 것이다.

 

거리를 청소하다 보면 참 여러가지 쓰레그들을 발견하게 된다.

아이 기저귀에서 부터 담배갑은 물론 담배갑을 싸고있는 비닐, 특히 그 비닐을 벗겨낸

윗부분..

 

헌데 이 쓰레기들을 치우다 보니 거주하는 주민의 성향까지 가늠을 하게된다.

우리 아파트의 윗쪽에 있는 임대아파트.

이곳은 학생들이 주로 산다.

바로 이웃한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젊은층이 주민의 대부분인 이 아파트는

그야말로 쓰레기에 대한 개념이 없다.

아이스크림 포장지,빈 병,우유팩,음료수 캔,아이 기저귀,심지어는 돗자리까지..

이 작은 아파트 주위의 쓰레기가 우리가 치우는 쓰레기의 3분지 1을 차지할 정도이다.

 

우리 아파트 주변의 쓰레기는 빙과류 포장지와 담배갑,그리고 담배꽁초가 주류를 이룬다.

길가에 세웠던 차량에서 재털이를 그대로 비워놓은 경우도 더러 있다.

한 젊은이는 우리가 청소를 하고 간 자리에 담배꽁초를 손가락으로 톡~ 하고 날린다.

이런 모두가 가정교육의 소홀에서 비롯된 일 아닌가?

 

가정은 사회로 진출을 하기위한 기초훈련소이다.

아이들이 기초 성격을 형성할 때부터 부모들이 올바른 행동을 가르쳐 주는 것.

그것이 바로 그들이 사회에 진출 했을 때 자연적으로 스며든 올바른 습관으로

상사나 동료들에게 인정을 받는 가장 큰 요소가 아닐지..

 

온몸에 흐르는 땀을 샤워로 씻어내고 잠시앉아 생각해보는 주일 아침의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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