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일기장

그래도 봄은 오는거야

대청마루ㄷ 2006. 2. 8. 15:56

 

이곳에선 폭설이라 할 정도의 눈이 내려 준 거리는 온통 빙판으로 변해 오가는 이의 발걸음을 방정맞게 만들었어도 문들 올려다 본 은행나무 가지에는 어느새 봄의 생명체가 수런거리고 있군요.

보세요! 저 단단한 껍질을 뚫고나와 쭈뼛쭈뼛 세상 구경을 하는 새 순들을요..

인간들은 부질없는 욕심으로 살고, 죽고 살고..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어도, 대자연은 말없이 그들의 길을 가고 있네요.

 

 

까치밥처럼 매달린 저 은행알은 아마도 새 순이 밀어내 저절로 떨어질 때 까지 아무도 욕심내지 못할겁니다.

그들은 그들만의 비법으로 찰지고 맛있는 속살을 지켜내고 있으니까요.

 

오늘은 참으로 화난 일이 있었네요.

인터넷 게임만이 유일한 낙이던 아들넘이 보란듯이 대학에 떨어졌지요.

그래서 마지막 턱걸이로 간신히 붙은 후진대학.

아침에 느닫없이 '어젯밤에 학교에서 연락이 와 오늘 은행 마감시간까지 등록금을 입금하라'고 한다나요?

지금까지 대학입시 이야기만 하면 짜증을 내거나 다른말로 회피만 하던 놈이 말입니다.

어디 그 돈이 하늘에서 떨어진답니까?

한꺼번에 수백만원을 어떻게 만들라구요!!

 

제가 항상 이런 환경에서 살아야 하니 혈압이 안 오를수가 없답니다.

결국 오늘하루 이리뛰고 저리 뛰어서 겨우 입금을 했지요..

오늘..정말 짜증도 나고 별 생각이 다 들게 하는 날입니다.

 

그래도 봄은 오겠지요.

은행나무 뚫고 나오는 저 새 순의 인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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