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여행기록

향일암 가는 길(2009.3.20)

대청마루ㄷ 2009. 3. 23. 20:10

向日庵

 해를 바라보는 암자.

 

 해마다 찾아오는 합동제사를 모시러 가는 길은 제사 모시는 일 이외에도

고향 주변의 산천을 둘러보는 재미가 오히려 쏠쏠하다.

이번에는 산행을 하자는 계획이었는데 출발 전에 누나의 제안으로 갑자기

여수 향일암을 여행하는 것으로 계획이 급 수정되었다.

 

하지만 향일암이 언제부터인가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중의 하나로 자리하고 있었던지라

오히려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과음으로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8명이라는 많은 인원이 움직이는 행로라

오전 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에 집을 나섰다.

 

 

 남원에서 순천을 가자면 항상 들러가는 곳이 이곳 송치재휴게소이다.

자그마한 휴게소이지만 17번 국도상에 이렇게 풍광이 좋은 휴게소는 그리 흔치 않다.

 

 휴게소 주변은 이미 매화꽃세상이다.

이 휴게소를 처음 접하는 일행들은 자연 탄성의 연속이다.

 

 순천을 우회하는 대로를 달려 여수 시내를 지나니 어느새 돌산대교 앞에 다다랐다.

신호대기중에 아쉬운대로 한장 찍어둔다.

갓김치로 유명한 돌산도는 상상외로 큰 섬이었다.

그저 자그마한 섬에 갓이나 잔뜩 심겨져 있겠지..하던 나의 예상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4차선 대로와 즐비한 아파트군이 나를 비웃듯 내려다 본다.

 

 

 돌산대교를 건너 삼사십분 달려 향일암 주차장에 도착했다.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마을을 향해 얼마간 걸어간다.

 

 즐비하게 늘어선 갓김치 가게들을 지나 경사가 상당히 심한 마을길을 오르니 향일암 입구이다.

주차료 3000원에 향일암 입장료가 2000원이니 만만치 않은 돈이다.

 

 

 수많은 돌계단을 지나 향일암에 오르니 등을타고 흐르는 땀에 알콜기운이 역력하다.

 

 

 

 온통 금색으로 단장을 한 본전건물이 오후 햇살에 눈부시다.

 

 바닷가 절벽위에 자리한 이곳에서 보는 남해의 풍광은 가히 목가적이다.

남해의 보리암도 다녀왔지만 시각적인 면에서 향일암이 단연 압도적이다.

 

 

 붉은꽃이 모가지째 떨어지는 동백나무와 수백살을 먹음직한 느티나무가 잘 어우러진다.

 

 

 본전을 지나 왼쪽으로 돌아가니 관음전이다.

 

 

 원효스님이 수도를 하셨다는 곳으로 오르니 더한 가경이 기다리고 있다.

 

 

 원효스님 좌선대라고 쓰여진 바위는 급경사 일색인 이곳에서

신기하게도 평판을 이루고 있다.

저 바위에 앉아 참선을 하시던 대사의 모습을 유추해본다.

 

 기암절벽을 등에지고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고요한 사색에 잠겼을 그 모습은 상상만 해도 평화 그 자체이다.

 

 

 

 

 

 

 

 

 

향일암 뒷산의 전망대를 올라가자고 하니 여자들은 온통 반대를 한다.

향일암에서 450m만 오르면 천상의 조망이 펼쳐질텐데..

결국 내 꿈은 여기서 꺾이고 내려가는 수 밖에 없었다.

 

그곳에서 사 온 갓 물김치에 저녁을 먹고 자리에 앉았다.

여수 향일암, 언젠가 뜻이 통하는 산우들과 꼭 함께 다시 찾을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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